제181화
도민희는 울면서 한편으로 도서찬을 살폈지만 그의 차가운 시선밖에 받을 수 없었다.
“민희야, 경력을 쌓고 싶다면 국내 어느 대형 증권사의 공모 펀드나 사모펀드에 취직해도 되잖아. 그 부서는 원래 황씨 가문 소속이었어. 황노을에게 앙심을 품고 일부러 이러는 거로밖에 안 보여.”
도서찬의 말은 도민희의 가슴을 후벼파는 것 같았다. 그녀는 차갑게 굳은 얼굴로, 분노가 서린 눈빛을 도서찬에게로 날렸다.
도서찬은 도민희와 더 이야기하기 싫어졌다. 그제야 황노을이 ‘에스파냐의 투우사’를 연주한 이유와 그 차가운 눈빛의 의미를 깨달았다. 황씨 가문은 그녀에게 특별한 곳이다. 도민희의 도발만으로도 충분히 분노할 만했는데, 게다가 한연서까지 마주쳤으니 그 충격은 더욱 컸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도민희에게 와인을 들이붓는 행동은 지나치게 감정적이었다.
도서찬은 냉랭한 어조로 한마디 덧붙였다.
“그런 속내는 다 접어 두고 앞으로는 황노을을 언니라고 불러.”
도서찬은 말을 끝내고는 자리를 떠났다. 홀로 남은 도민희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화장대 위의 물건들을 함부로 내팽개쳤다.
차에서 기다리던 한연서는 도서찬이 모습을 보이자 다급히 말을 걸었다.
“서찬 오빠, 제가 노을 씨에게 설명할게요. 이정민 일 때문에 만난 거라고.”
도서찬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답했다.
“노을이는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기억을 못 해. 네가 설명해 봤자 소용없을 거야.”
“저는 정말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진심이에요.”
한연서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며 울음이 터져 나왔다.
도서찬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알아. 오늘 일도 그냥 우연일 뿐이니까. 내가 잘 처리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
...
한편, 황노을은 차를 타고 도시의 거리를 홀로 달리고 있었다. 스쳐 지나는 가로등과 흐릿한 풍경 속에서 그녀는 방향을 잃은 채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문득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딸 아린에게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지금의 괴로움이 아이의 마음에 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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