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6화
아직 도서찬을 얼음처럼 바라보지 않던 시절의 황노을이 떠올랐다.
도서찬은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차로 돌아와 앉았다.
‘이제 어디로 갈까.’
도서찬도 알 수 없었기에 그냥 더 달렸다.
차는 한참을 달려, 인적 드문 외곽지대에 멈췄다.
거대한 회색 건물이 서 있었다.
A시 제1교도소.
면회 절차를 모두 마치고 도서찬은 유리벽 건너편의 남자를 바라보며 자리에 앉았다.
남자는 도서찬을 보자 먼저 코웃음을 치고 수화기를 들었다. 도서찬도 수화기를 들었다.
“바쁜 도 대표님께서 웬일로 여기까지 오셨나요?”
남자는 비아냥거렸다.
도서찬은 묵묵히 남자를 바라봤다.
그는 다름 아닌 황노을의 전 의붓아버지 오정한이었다.
“황노을이 시켜서 온 거야?”
오정한이 성을 내듯 물었다.
“황노을 때문이 아니라 그냥 오고 싶어서 왔어요.”
도서찬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황노을이 아니라... 네가 스스로 왔다고?”
오정한이 눈살을 좁히면서 물었다.
“날 찾아와 무슨 말을 하려는 건데? 예전에 넌 나 같은 쓰레기는 네가 상종할 가치도 없다고 그랬잖아.”
도서찬이 말을 아끼자 오정한은 그의 기색이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다.
“네가 입 다물 거면 내가 물을게.”
오정한은 뭔가 생각난 듯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들어온 지도 몇 해 지났는데... 너랑 황노을은 어떻게 됐냐?”
하지만 도서찬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사귀기는 했어? 아니지. 그때부터 넌 황노을을 좋아했잖아. 황노을도 너한테 미쳐 있었고, 하하.”
오정한은 이어 물었다.
“결혼은 했냐?”
도서찬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잠시 멈칫했다.
그런 도서찬의 모습을 본 오정한이 혀를 찼다.
“그 계집애가 진짜 재벌 가문에 들어갔단 말이지. 너희 사이가 깊은 건 알았지만... 황노을의 엄마가 나랑 엮이기 전에만 해도 황노을도 귀하게 살았거든. 그래도 네 집안은 빡세다던데? 집안 어른들이 받아줬어?”
도서찬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오정한의 눈빛이 더 들떴다.
“대단하네. 다 어떻게 구워삶았대?”
한동안 바깥사람과 떠들 일이 없었는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